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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존과 화합으로 이룬 나라, '가야본성'28년 만에 국립중앙박물관 대규모 가야 특별전...3일부터 내년 3월 1일까지
원정연 기자  |  helpwjy@sn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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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9.1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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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대 한반도 남부에서 여러 나라가 함께 어우러져 공존의 왕국을 이뤘던 '가야'를 만날 수 있는 특별전 <가야본성(加耶本性)-칼(劒)과 현(絃)>이 2일 오후 개막식을 열고 국립중앙박물관 기획전시실에서 12월 3일부터 내년 3월 1일까지 개최된다.

이번 특별전은 가야를 주제로 지난 1991년 열렸던 <신비한 고대왕국 가야> 이후 28년 만에 열린 가야 특별전으로 지금까지 발굴한 유적과 유물들을 토대로 새롭게 진전된 연구 성과를 종합하고 가야사의 역사적 의의를 새롭게 소개하는데 주안점을 두고 있다.

   
▲ 파사석탑(婆娑石塔, 경남문화재자료 제227호)
   
▲ 3.5m 높이의 다양한 가야토기들을 전시한 '가야토기탑'
   
▲ 전(傳) 고령 출토 가야 금관(국보 제138호, 삼성미술관 리움 소장)

이를 위해 삼성미술관 리움, 국립가야문화재연구소, 국립김해박물관, 복천박물관, 대가야박물관, 일본 도쿄국립박물관 등 국내외 31개 기관이 소장한 가야 문화재 2,600여 점이 한자리에 모였다.

전 고령 출토 가야 금관(국보 제138호, 리움), 고령 지산동 고분 금동관(보물 제2018호, 국립대구박물관), 도기 기마인물형 뿔잔(국보 제275호, 국립경주박물관), 경남 함안 말이산 고분군 출토 큰항아리(44㎝, 국립김해박물관)와 집모양 토기(두류문화연구원), 봉황장식 큰칼(경상대학교박물관) 등이 선보이며 전시품 중 절반 정도가 이번에 새롭게 박물관에서 소개되는 것들이다.

고구려, 백제, 신라 등 삼국에 비해 상대적으로 존재감이 미약했던 가야는 가락국(금관가야), 아라국(아라가야), 가라국(대가야), 고자국(소가야), 비사벌국(비화가야), 다라국 등 여러 나라들로 이뤄진 도시 국가 형태로 '철의 나라' 정도로만 알려져 있었다.

하지만 그동안 비약적으로 늘어난 가야 관련 고고학적 조사 성과와 함께 남원 운봉고원과 순천 등 호남 동부지역에서 가야 유물이 나오면서 가야의 여러 세력이 가라국 편에 섰음을 입증하는 등 가야사를 새롭게 인식하게 하는 자료들이 속속 나타나고 있다.

국립중앙박물관 관계자는 "가야의 여러 작은 나라들은 저마다의 자연발생적 조건들을 존중하면서 520여년을 이웃으로 공존해오며 강자의 패권으로 전체를 통합하지 않았고 언어와 문화의 바탕을 공유하면서 각국의 개별성을 인정했다"며 "이것이 가야가 역사 속에서 존재하는 방식이자 또한 멸망의 원인이기도 했다"고 밝혔다.

   
▲ 도기 기마인물형 뿔잔(국보 제275호, 국립경주박물관 소장)...<사진/국립중앙박물관 제공>
   
▲ 큰항아리(함안 말이산 4호묘, 국립김해박물관 소장)
   
▲ 집모양토기(함안 말이산 45호묘, 두류문화연구원 소장)
   
▲ 배모양 토기(창원 현동 387호묘, 삼한문화재연구원 소장)
   
▲ 허리띠 꾸미개(김해 대성동 88호묘, 대성동고분박물관 소장)
   
▲ 청동 세발솥(김해 양동리 322호묘, 국립김해박물관 소장)

'프롤로그'에서는 신화와 설화의 형태로 전승되고 있는 가야의 건국 과정을 소개한다. '구지가'가 벽면을 비추는 어두운 통로를 지나오면 층층이 돌을 쌓아 올린 파사석탑(婆娑石塔)을 마주하게 된다. 김해 수로왕비릉 앞에 있던 것을 옮겨온 것으로 <삼국유사>에 따르면 가락국의 시조인 수로왕의 부인이 되는 허황옥(許黃玉)이 아유타국에서 바다를 건너올 때 무서운 파도를 잠재우기 위해 배에 싣고 왔다고 전하고 있다. 전시 공간은 가야가 추구했던 공존과 화합을 설명하는데 초점을 맞추고 어떻게 수백 년간 공존할 수 있었는지에 대해 ‘공존, 화합, 힘, 번영’을 주제로 풀어가는 방식으로 전개된다.

1부에서는 가야의 존재 방식인 '공존'을 소개한다. 초입에는 6단 높이(3.5m)의 대형 토기 진열장에 각각의 나라에서 만들어진 다양한 형태의 가야토기를 층층이 쌓아 올린 '가야토기탑'이 관람객의 시선을 한 눈에 사로잡으며 가야의 고분군에서 출토된 중국을 비롯해 왜, 신라, 백제, 고구려 등과 교류했음을 보여주는 각종 유물들을 선보인다.

2부 '화합'에서는 호남 동부의 남원, 순천 지역의 세력을 규합한 가야가 중국 남제(南齊)에 사신을 파견해 위상을 새롭게 정립하는 한편 우륵의 가야금 12곡을 만들어 여러 가야의 화합을 도모한 모습을 조명한다. 호남지역에서 새로이 소개된 가야 유적과 유물이 소개되며 금관 및 금동관 등 대가야의 위상을 보여주는 각종 금동장식품과 위세품이 관람객을 맞이한다.

3부 '힘'에서는 철의 나라 가야의 힘을 여실이 보여주는 철갑옷들이 양쪽으로 나열한 가운데 말갑옷, 큰 칼, 쇠투겁창, 쇠화살촉 등 각종 무구류와 가야의 뛰어난 제철 기술을 소개하며 갑옷과 무기를 입은 새로운 디자인의 '가야 무사상'을 배치하고 가야를 지켜온 중갑기병들의 생생한 모습을 볼 수 있도록 넓은 공간을 할애해 보여주고 있다.

4부 '번영'에서는 중국-한반도-일본을 잇는 동북아 국제 교역망의 중심인 가야에 여러 나라의 사신과 사람들이 왕래하면서 철과 여러 특산물을 교역한 모습을 김해 대성동 고분 등에서 출토된 각종 교역품으로 소개한다.

마지막 '에필로그'는 가라국이 있던 경남 고령에서 200km 이상 떨어진 강원도 동해시 추암동에서 출토된 가야 토기를 통해 멸망 이후 고향 땅을 떠하 흩어진 가야인의 디아스포라(Diaspora)를 보여준다.

   
▲ 2일 오전 열린 <가야본성-칼과 현> 언론공개회에서 인사말을 하는 국립중앙박물관 배기동 관장
   
▲ 가야의 무사인 중갑기병을 재현한 모습
   
▲ <가야본성-칼과 현> 언론공개회에서 한 참석자가 가야 철갑옷을 관람하고 있다.
   
▲ 국립중앙박물관 <가야본성-칼과 현> 특별전 포스터...<국립중앙박물관 제공>

배기동 국립중앙박물관장은 2일 오전 열린 언론공개회에서 "전시품의 주류를 이루는 토기는 회색빛이고 철제 유물은 어두운 색이라서 이런 유물들을 전시로 아름답게 보여주는 것은 힘든 작업인데 가야가 우리 문화의 흑진주로 보일 수 있도록 노력했다"며 "이번 겨울 동안 가야가 우리 사회에 하나의 문화적 화두가 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박물관 측은 전시와 함께 <가야, 동아시아 교류와 네트워크의 중심지들> 학술도록(45,000원), <가야본성-칼과 현> 전시도록(15,000원) 등 도록 2종과 어린이용 도서 <가야에서 보낸 하루>(16,000원)를 출간해 어린이부터 가야사를 알고 싶은 일반 대중에까지 친숙하게 가야를 소개하는 책을 선보인다.

한편 내년 3월 1일 특별전이 종료되면 이후 부산시립박물관(2020.4.1~5.31), 일본 국립역사민속박물관(7.6~9.6), 일본 규슈국립박물관(10.12.~12.6)에서 순회전을 개최하고 2021년 다시 한국으로 돌아와서 국립김해박물관에서 마지막 전시를 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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