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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연재김연식의 시
달팽이
김연식 명예기자  |  r102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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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1.0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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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달팽이 
                     
                   佳谷/김연식
        
        
        모진 산고 끝에 작은 집을 한 채씩 나누어 주었는데
        그 새끼들은 어미 속살을 남김 없이 갉아 먹고
        분양받은 집을 등에 걸머지고 낑낑거리며 
        초록 세상을 야금야금 갉아 먹는다
        
        어미 품을 떠난 새끼들은 
        속이 텅 빈 어미의 허허한 집을 찾는 놈 하나 없고
        오로지 몸집 불린만큼 집 평수를 늘려 
        점점 커지는 집을 걸머지고 꺾인 허리로 정처 없는 길을 간다
        
        등짐 진 달팽이가 길을 가다가
        집을 버리고 길을 가는 민달팽이를 만났다
        너는 발가벗고 집을 나와 어디를 가느냐고 놀려대고
        그런 너는 그 무거운 집을 왜 짊어지고 다니느냐고
        서로 깔깔거리며 더듬이질을 한다
        
        나는
        달팽이 빈집에서 어머니를 본다
        
        배곯으며 자식새끼들 먹이고
        손발이 닳도록 길쌈과 호미질을 해
        당신의 까막눈 한을 자식들에게 대물림하지 않으려
        그렇게도 억척스럽게 사시었는데
        그 자식들은 어머니의 속살을 다 갉아먹고 뿔뿔이 흩어져
        고래등집을 지키며 지들 새끼만 강아지처럼 애지중지하고
        어머니의 외로움을 달래줄 생각도 못하다가
        속이 텅 빈 껍데기를 남기고 훌쩍 떠난 후에야 
        통곡하며 후회를 했나니
        내가 달팽이보다 나은 것이 무엇이더냐
           
            20110525 金淵湜印 佳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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